나의 이야기

현충일의 감회

빅사슴 2008. 6. 2. 10:50
현충일의 감회




고 유제훈 대위
    월남에서 잠시 머무는 동안 생사의 갈림길을 오가며 항상 웃음으로 내손을 잡아 주던 전우야 난 고작 그대가 출정하는 모습을 바라만 보던 처지였지만 그대는 아무런 차별을 하지 않았지 그대는 총알이 빗발 치던 전장터에서 진짜 사나이의 모습을 보여주었지 적탄에 쓰러진 부하를 구하려고 목숨을 내놓고 달려간 용감한 소대장이었지 우리의 전장이아닌데 타국에서 개죽음을 할 이유가 없다는 자조로 어지러웠는데도 그대는 못들은체 묵묵히 항상 선봉으로 부하들을 달랬지 그대가 완전 군장으로 출정을 앞두고 마지막 위문공연을 보던날 이미자 김 세레나등 모든 가수들이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다가 우리들을 부여 잡고 통곡으로 뒤범벅이었을때 그대는 활짝 웃는 모습으로 떠나면서 내 손을 잡던 온기가 수십년이지난 지금까지도 느껴지고 있는데 그대는 그 공연을 끝으로 유명을 달리하고 이렇게 동작동 한쪽에 누워 있으니 생과 사가 이토록 허무할수가 없다네 그대는 아무런 말도 안하고 웃음가득한 모습만 남기고 가버렸지 자유를 위해 조국을 위해 정의를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는 거창한 구호를 외치지는 않았지만 그 누구 보다도 그대는 사랑과 희생을 남은 우리들에게 남기고 떠났다네 그대는 죽거들랑 묘지까지는 오지 말고 가끔 생각이나 해달라고 웃으면서 말한적이 있었지 그당시 농담으로 듣고 흘려 버렸지만 막상 유명을 달리한 모습을 보고 나로서 할수 있는 일이라고는 묘비에 적힌 그대의 이름 석자를 쓰다듬고 닦아 주는것이 그대의 우정을 새기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그나마도 요즘 수년간은 너무 소홀했던것 같아 가슴 아프고 미안하네 오늘이 그대들을 기리는 현충일이고 보니 어제밤은 유달리 잠을 설치게 되는건 점점 여려지는 나이탓도 있는것 같네 잘 쉬게 전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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