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

녹색의 장원

빅사슴 2014. 1. 11. 13:05

 

녹색의 장원

원제 : Green Mansions

개봉제목 : 녹색의 장원

1959년 미국영화

감독 : 멜 파라

출연 : 오드리 헵번, 안소니 퍼킨스, 리 J 콥

헨리 실바

녹색의 장원은 우리나라에서 구할 수 없었던 유일한 '오드리 헵번 출연영화'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와 오드리 헵번 주연의 영화는 우리나라에서 거의 전작을 구할 수
있는 편이지만 이 녹색의 장원은 DVD, 비디오 출시는 물론 케이블 방영조차 되지 않았고,
인터넷에서 떠도는 것 조차 무자막판이었습니다. 이번에 DVD가 출시되면서 비로소
모습을 드러낸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알다시피 이 영화는 영국의 윌리암 헨리 허드슨의 원작을 오드리 헵번의 당시 남편이었던
멜 파라가 직접 감독한 작품입니다. 멜 파라는 원래 훤칠한 키의 귀족스타일의 외모를 가진
배우지만 아내인 오드리 헵번을 출연시켜서 직접 메가폰을 잡았습니다. 원래 이 영화는
피어 안젤리가 출연할 뻔 했다고 하는군요.

20세기 전후 남미, 혁명가 청년인 에이블(안소니 퍼킨스)는 추격자들을 피해서 남미의 어느
부락으로 숨어듭니다. 그곳에 금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금마련을 하고자 금을 찾으려고
합니다. 부락에서 언어가 통하는 원주민 쿠아코(헨리 실바)를 만나서 '금지구역'에 있는 한 여인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그 숲속으로 몰래 잠입합니다. 숲속을 헤매다 독사에 물린 에이블은 신비로운 처녀
리마(오드리 헵번)의 도움으로 회생하고 그 숲속에서 누풀로(리 J 콥)라는 노인과 함께 지내는
이 야생의 처녀에 대해서 호기심을 갖습니다. 세 사람은 리마의 고향에 가기 위해서 출발하고
에이블은 리마에 대한 사랑과 금을 찾기 위한 목적을 함께 가지고 떠나는데, 그들을 추적하는
쿠아코 일행......


처음부터 거대한 장관을 보여주며 시작하는 영화.

남미의 혁명가 청년으로 등장한 안소니 퍼킨스

마치 나무가 사람이 되는 듯한 신비스런 장면으로 연출한

오드리 헵번의 첫 등장. 나무에 기대어 있던 여인이

슬며시 일어나서 걸어나온다.

녹색의 장원은 처음에는 제법 흥미롭게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남미의 오지같은 곳에
혼자 떨어진 청년, 혁명가인 그가 원주민 부락에서 생활하고 어떤 신비로운 분위기의 숲속에
들어가고... 생동감넘치는 대 자연속의 어드벤처 분위기로 흘러가던 영화는 오드리 헵번이
등장하면서 웬지 늘어지기 시작하며 다소 진부한 멜러드마라처럼 진행됩니다.

영화시작 25분이 더 지나서 첫 등장하고, 35분이 지나서야 첫 대사를 하는 오드리 헵번은
사실 비중이 꽤 작을 수도 있는 역할이었습니다. '로마의 휴일' '사브리나' '티파니에서 아침을'
등 주로 그녀를 위한 '맞춤형 영화'위주로 출연을 했던 것과는 달리 녹색의 장원에서는
특별한 연기도 필요없는 '보기 좋은 꽃 역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드리 헵번이라는 이름의
무게감에는 못 미치는 영화랄까요? 모험도 하면서 여러가지 일을 겪는 실질적인 주인공은
안소니 퍼킨스 입니다. 차라리 두 남녀 주인공을 좀 더 빨리 만나게 하면서 동화같은 판타지 분위기의
사랑이야기로 진행을 했으면 오드리 헵번에게도 걸맞고 영화도 좀 더 재미있게 흘러갈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숲속에서의 두 남녀의 로맨스는 너무나 비중이 적었고, 어드벤처같은 부분의
비중이 커지면서 숲속로맨스의 부분이 많이 감소된 아쉬움이 있습니다.

맨발로 대 자연을 뛰어다니는 역할의 오드리 헵번에게는 연기할 기회도 제대로 주어지지 않은
영화지만 30줄에 접어든 그녀가 앳된 숲속의 처녀역을 위하여 긴 생머리를 늘어뜨린 모습은
생각보다 아름답지 않습니다. 그리고 미지의 여인처럼 신비롭게 등장한 것에 비해서 너무 쉽게
그녀의 과거와 출신이 드러나서 신비로운 판타지 같은 요소가 적어지기도 합니다.
두 남녀의 로맨스가 펼쳐지기에는 헨리 실바와 리 J 콥의 비중을 너무 늘려놓은 느낌입니다.


원주민 전사를 연기한 헨리 실바(오른쪽)

독사에게 물렸다가 숲속의 처녀 오드리 헵번에게 구조된 안소니 퍼킨스

나의 청춘 마리안느가 연상되었던 두 남녀의 로맨스 장면

그래도 시원한 시네마스코프 화면에 펼쳐지는(물론 극장화면으로 본 것이 아니라서 실제로
느낀 것은 아니지만) 남미 대 자연의 생동감은 남미에서 실제로 로케이션을 감행한 멜 파라
감독의 노고의 보람을 느낄 수 있게 장대한 화면으로 살아났습니다. 스토리야 다소 약했지만.
원작의 느낌은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앞과 뒷 부분, 즉 헨리 실바가 관련된 이야기는 어드벤처풍의
흥미로움이 살아있는 영화다웠던데 반하여, 숲속의 이야기가 다소 활력있게 진행되지 못하여 멜 파라
감독의 '로맨스 판타지 연출능력'에 한계를 느끼게 합니다.

오드리 헵번의 명성이 아무래도 가장 큰 홍보역할을 했음직한 영화였는데 혁명가 청년을 연기한
20대 시절의 풋풋한 젊음의 안소니 퍼킨스는 스크린에 종횡무진 계속 등장하면서 큰 역할을
했던 영화입니다. 이 청년은 이듬해 '사이코'의 히트로 불안정한 남성 역할을 자주 하게 되지만
우정있는 설복이나 가슴에 빛나는 별, 그리고 이 녹색의 장원같은 '50년대영화'에서는 정말
깔끔하고 훤칠한 청년이었습니다.


야만적 원주민을 연기한 헨리 실바(가운데)

30에 접어든, 그래서 나이가 좀 들어보이는 느낌을 준 오드리 헵번

판타지 같은 분위기로 끝맺음을 하는 영화.

주로 서부극이나 액션물등에서 악역으로 많이 등장한 헨리 실바는 여기서는 원주민 전사역을
연기했는데 역시나 사악한 악역입니다. 리 J 콥은 나이보다 훨씬 늙은 노인역으로 등장하는데
30대 시절에도 중견배우 느낌이 나던 배우입니다.

칼라화면속에 등장하는 아름다고 울창하게 우거진 숲속의 자연미와 여러가지 동물들,
그리고 '나의 청춘 마리안느'를 연상하게 하는 듯한 중반부의 분위기등이 볼만한 청춘 남녀의
가벼운 로맨스와 어드벤처가 복합된 남미를 배경으로 한 로맨스 모험물입니다.
보기 드문 오드리 헵번의 영화라는 점에서 고전적 가치를 느껴야 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ps1 : 오드리 헵번은 같은 해에 제대로 된 연기작인 '파계'에 출연하기도 했고, 이듬해 어울리지

않게도 인디안 처녀역을 맡기도 했습니다.

ps2 : 첫 주연작인 로마의 휴일에서 그레고리 펙과 13살 차이였던 오드리 헵번은 사브리나부터

'험프리 보가트' '헨리 폰다' '게리 쿠퍼' '프레드 아스테어' 그리고 샤레이드에서의 '캐리 그랜트'등

주로 아버지뻘 되는 20살 이상 나이차이가 나는 배우들과 공연을 많이 했는데 모처럼 연하의

청년 안소니 퍼킨스와 연기한 작품이 이 녹색의 장원입니다.

ps3 : 육체파 배우가 여주인공을 연기했더라면 야생의 소녀라는 분위기에 맞추어 관능적인

모습을 보였을텐데, 오드리 헵번의 복장은 너무 '보수적'이더군요. '맨발'의 처녀치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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