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중년이 되어버린 제자

빅사슴 2016. 6. 11. 13:39

           



옛날 고향마을의 시골학교 근무시절,


난 6학년 담임을 주로 맡았었는데 아이들 살고 있는 지역이 자연 부락 단위라 보통4-5 km씩은

걸어서 학교에 등교한다
어느 마을(상주시 오대리)에 몸이 약하면서 일기를 잘 쓰며 글씨도 바르게 적는

문학적인 소양이 깊고 귀여운 아이가 있었다.

그러니 담임의 사랑을 많이 받은 아이였다.
지금도 이름을 기억하고 잊지않고 있으며 너무 애교적이어서 담임을 잘 따랐다.
사람의 마음은 서로에게 feel 이 오는지 나는 그 아이를 무척 귀여워 해 주었다.

어쩔 수 없는사제지간의 이별..졸업이 갈라 놓았다.

아이들은 눈물을 글썽이었고 교문 앞까지 배웅해 주는 담임에게 손을 흔들며 헤어져갔다.
졸업 후는 전혀 소식도 모르고 몇 십년이 흐른 뒤 우연히 1년에 한 번씩 KBS에서

열리는 연례행사인 재부 상주시 향우회에 가서
그 당시의 제자 몇명을 만났다.

모두 부산으로 시집을 와서 살고 있었다.
나이가 50 을 넘어선 중년 아줌마들...

같이 늙어 간다.저 아지매들을 내가 담임 했다고?ㅎㅎ
그들의 소식으로 6학년 때 그 아이 소식을 듣고 전화를 알아 통화를 했다.

서울에 살고 있다고 한다.
넘 반가워 울먹이는 제자의 목맨 목소리~

"선생님 저 6학년 때 오대에 살던 애숙이에요..저 기억 나세요?"

나도 목이 매어 무슨 말을 해야할지 말을 더듬거렸다.

"그럼 기억나지,다른 아이 이름은 잊었어도 네 이름은 언제나 머릿 속에 살아 있단다."

12살 6학년인 아이가 헤어져 50 한 두 살이 되었으니 몇 년간이나 흘렀는가 그 무정한 세월이~
그도 선생님을 언제나 잊지 못하고 있었단다.

스승의 날이 지날때 마다 내 생각이 간절하더라 했다.
말은 안해도 사랑은 마음과 몸을 통해 이심전심으로 전해지는가 보다.

그러니 담임마음에'저 아이는 특히 잘 자라 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아이는

말 그대로 공부도 잘하고 착하게 자라는 법..

이젠 어느 가정의 의엿한 주부가 되어 아들 딸 낳고 잘 살고 있겠지만

꼭 한 번만 만나 보고싶다.

지난 5월 스승의 날전 연휴에 나를 찾아 서울에서 출발 하려고 약속 되었으나

차가 넘 막히고 연휴로 기차표 마져 못 구하여 다음으로 미루기로 하였다.

어제 우연히 온 카톡에 자기의 모습을 담아 보냈다.

어릴 때 모습은 조금도 찾을 수 없고 변해버린 멋쟁이 중년 아줌마 ~

몸매도 예쁘게 다듬었고 한눈에 봐도 미인이었다.

길에서 만났다면 아마도 난 알아보질 못할 것 같다

사진을 보낸 뒤 내 사진도 보여 달라했다.

갑자기 사진이 없어 산악회의 등산 모습 사진을 몇장 보냈다.

답이 왔다

"선생님 건강해 보여 좋습니다.."

'말은 안하지만 선생님도 너희들이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길 마음으로 빈단다.

우리 대한민국의 앞날을 현재 짊어지고 있는 세대들..

우리 세대가 이루지 못한 꿈들을 너희 세대엔 꼭 이루길 바란다.

언제 만날 지 기약이 없지만 늘 마음에 잊지 않고 기다린다...'

아울러 평소 내가 가르친 "영국신사처럼 메너 있는 사람으로 신용있게 사는 사람"이 되어다오..


           - 대한민국 방방곡곡에 흩어져 뿌리내리고 살아가고 있을 제자들을 그려보며- 새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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